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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

브리더의 자격, 입양자와 브리더의 책임감

매일경제

2020년 10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입양 경로를 묻는 질문에 ‘지인에게 무료로 받음’이 57%로 1위를 차지했다. 펫숍 구입(18.6%), 지인에게 유료로(12.1%), 개인 브리더를 통해(4.7%), 지자체 동물보호센터(3%), 사설 보호소(1.8%)가 뒤를 이었다. 다 알겠는데, 브리더 분양은 좀 생소하다.


‘브리더Breeder’는 하나 또는 소수 견종을 전문적으로 키우고 양육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들은 견종 표준에 가장 가깝도록 혈통을 유지하며 개체를 올바르게 번식시키는 일을 한다. 번식시킨다는 점에서 개 농장Puppy mill이나 일반 가정 분양자Backyard breeder와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과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유럽과 일본 등 반려동물 문화가 일찍 발달한 외국에서는 브리더 면허제를 통해 브리더의 자격을 엄격히 따져 묻는다. 면허를 취득하려면 해당 견종의 외형, 특성, 역사를 포괄해 관련 지식을 모두 갖추어야 하고, 양육 환경의 적합성과 생명에 대한 책임감 등 복지 요건 역시 검증받아야 한다. 면허를 딴 뒤에도 이를 유지하기가 무척 힘든, 그야말로 전문직이다. 동물을 사랑한다고 해서 혹은 혈통이 분명한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교배하는 환경을 갖추었다고 해서 누구나 브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전문 브리더에 대한 자격 요건이 없다 보니 브리더와 브리딩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판매를 위한 번식이라는 측면에서 동물 복지를 침해하고, 비윤리적 양산으로 무책임한 소유와 유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브리더라는 개념도 생소하고 전문성을 검증받을 공식 기구가 없으니 그 주장이 충분히 이해된다. 당연히 경계할 문제기도 하고.


그러나 특정 견종을 입양하기 원하는 이에게는 브리더가 도움이 된다. 나의 생활 환경과 패턴이 해당 견종을 키우는 데 적합한지, 앞으로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등에 관해 상의할 수 있다(사실 이런 질문은 어떤 경로든 견종이 특정하든 아니든 간에 입양을 희망하는 사람 모두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야 할 질문이기는 하다). 또한 전문 브리더는 생후 2개월 전까지는 분양을 하지 않고 어미와 형제들과 함께 양육하므로 사회화 시기를 거쳐야 적절한 훈련을 제공하고, 분양 후에도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입양 전 나의 준비 상태를 점검하고 입양 후 양육의 책임감을 높이고 유기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몰론 이런 장점은 오랜 시간 분양 이력을 통해 입양자들에게 전문성과 책임감을 충분히 검증 받은 브리더여야 한다는 전제가 필수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되면서 자신을 ‘전문 브리더’라고 소개하는 이들이 꽤 등장했다. 하지만 진짜 전문 브리더는 극소수라 경험이 없는 입양 희망자가 제대로 판단하고 검증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러므로 브리더를 통한 입양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것 하나는 반드시 고집해야 한다. 입양을 재차 고민하고 다양한 경로로 브리더의 자격을 검증하면서 최대한 느리게 입양을 진행하자는 점이다. 책임 있는 브리더를 만나려면 먼저 책임 있는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13호 (22.01.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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