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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전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유기견에 새 삶 찾아주는 희망 카페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동물을 물건이 아닌 동물 그 자체로 인정하는 민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수가 증가하고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동물을 생명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진 결과다. 정부는 이와 함께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 유기동물 발생 최소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물이 생명체가 아닌 물건처럼 다뤄지는 일은 여전히 빈번하게 일어난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견된 유실·유기동물은 무려 13만401마리에 이른다. 매일 약 357마리의 동물이 길에서 발견되는 셈이다. 구조된 유기동물은 일정 기간(약 10일) 동물 보호소에서 머물게 되는데, 이때 주인을 찾지 못하거나 입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락사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이런 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조해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곳.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유기동물 입양 카페 '발라당'을 찾았다. 서울시와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동행)'은 지난 4월 폐업 중이던 애견 카페를 임대해 발라당 카페를 조성했다. 접근성 좋은 도심에 입양 카페를 마련해 유기동물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다.

동행은 지난 2013년부터 개와 고양이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의 구조 활동을 펼쳐왔으며, 현재 발라당 카페의 유기동물 구조와 보호, 입양까지의 절차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 동행은 발라당 카페를 통해 지금까지 총 86마리의 유기견을 구조했으며, 이 중 60마리의 입양을 성사시켰다. 또 올해 안에 150마리 입양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13일 아시아경제 취재진이 방문한 발라당에는 총 6마리의 유기견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안락사 위기 직전에 동행에 의해 구조된 유기견들이다. 동행은 유기견들이 주인을 만날 때까지 필요한 치료와 재활, 임시 보호 등을 지원한다.

최미금 동행 이사는 "발라당 카페에서 구조한 유기견들의 입양률은 78% 정도로 높은 편"이라며 "최대한 목표치에 가깝게 구조해 입양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유기견 입양, 가장 중요한 자질은 '책임감'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인 만큼, 유기견을 입양하기 위한 절차는 단순하지만은 않다. 발라당에서는 유기견 입양을 위해 먼저 A4용지 5장분량의 입양신청서를 받는다. 입양신청자의 가족구성원과 수입, 주거환경, 현재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 등 기본적인 정보 검토를 통해 입양동물을 책임지고 부양할 수 있는지를 체크하는 절차다.

이후 일주일 정도 입양신청자에 대한 상담이 이루어지며, 입양동물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인지를 사진 등으로 확인하는 과정도 거친다. 입양이 완료된 후에도 입양동물이 잘 지내고 있는지 지속적인 체크가 이루어진다.

최 이사는 "입양된 이후에도 개들이 버려지는 일은 종종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꼼꼼한 검증 절차를 거친다"라며 "무엇보다 동물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이전에 키우던 반려동물이 있다면 조화가 잘 될 수 있는 환경인지, 매일 한 번에서 두 번 산책을 시켜줄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한다. 넉넉히 15년 정도는 반려동물을 책임지겠다는 마음가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기동물 줄이려면, 중성화·동물등록은 필수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들이 늘면서 동물권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지만, 유실·유기동물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20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보호센터에 구조·보호 조치된 유실·유기동물은 13만401마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약 21%는 안락사 됐다. 지난해 유실·유기동물 수는 2019년(13만5791마리)보단 줄어든 수치지만, 최근 3년간 연평균 12만9000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있다.

유기동물 발생을 막기 위해 반려동물 보호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최 이사는 '중성화 수술'과 '동물 등록'은 반려동물 보호자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중성화 수술은 동물의 개체수 조절을 위해 필요하며, 불필요한 번식이 이루어져 동물 유기로 이어지는 일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최 이사는 "반려견의 출산 계획이 없다면 유기동물 발생 원인인 무분별한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중성화 수술은 꼭 해주는 것이 좋다"라며 "특히 개는 중성화 수술을 안 하거나 늦게 했을 경우 생식기 질환 등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수술하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동물등록은 반려견을 잃어버렸을 때 보호자를 금방, 쉽게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유기되는 사례를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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