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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전

고양이 언어 번역기-너의 목소리가 들려

매일경제

요즘 냥집사들 사이에 화제인 앱이 있다. ‘미야오톡MeowTalk’이라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번역해 주는 앱이다. 작년부터 간간이 이름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열화와 같은 입소문을 타고 동네방네 퍼지는 중이다. 이게 제법 잘 들어맞는다는 간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SNS에서 종종 염탐하는 고양이가 최근 발바닥에 비만 세포종이 생겨 수술을 해야 한다는 피드를 봤다. 놀라운 건 다음이었다. 비만 세포종 진단을 받고 반려인이 고양이 울음소리 번역 앱에서 지난 히스토리를 살펴 봤더니 며칠 전부터 ‘기분이 좋지 않아요!’ ‘뭔가 아파요’ ‘나는 피곤해요’ ‘휴식해야 해요’ ‘몸이 완전치가 못해요’ ‘뭔가 날 아프게 해요’라는 번역이 연신 떴더라는 것. 댓글란에 난리가 난 건 당연했다. “이거 진짜 진짜 맞아요.” “어머나, 우리 고양이도 계속 이렇게 나와서 앱이 잘못된 건가 했는데 당장 병원에 데려가야겠네요.” “저희 애가 수컷인데 발정기 때 종일 울어서 앱을 돌려 봤더니 ‘사랑에 빠졌어요’ ‘여기 있어요’ ‘특별한 사랑을 찾고 있어요’라고 번역되더라고요.” “제가 평소보다 늦게 들어온 날 유난히 애옹거려서 번역기 돌려 보니 ‘나 화났어’라고 나오더군요.” “우리 집 냥이는 ‘사랑해’를 계속 외치고 있어요.” “우아, 대박! 강아지 번역기도 있나요?” 등 경탄과 격한 동조와 각종 질문과 유사 사례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미야오톡’이라는 앱에 관한 이야기다. 이 앱은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크게 아홉 가지로 구분한다. 방어, 싸움, 화남, 기쁨, 사냥, 짝짓기, 집사 부르기, 아픔, 휴식이다. 상황에 맞지 않는 번역이 나오면 수정할 수도 있다. 가령 우리 집 냥이가 밥 때에 내는 울음소리를 ‘기분이 나빠요’라고 번역한다면, 번역이 잘못되었다고 표시하고 번역 목록에서 ‘밥 주세요’라는 문구를 선택해 입력하면 앱이 이 울음을 학습해 이후부터는 ‘밥 주세요’로 번역해 낸다. 실로 놀랍다. 미야오톡은 앱이 지향하는 최종 목표가 ‘스마트 고양이 목걸이’ 개발이라고 밝혔다. 고양이가 소리를 내는 즉시 목에 채워진 목걸이가 인간의 목소리로 번역해 주는 것이다.


이쯤 되니 놀라움을 넘어 두렵기도 하다. 나와 수리의 대화는 이런 식이다. 앙앙!(수리) 왜?(나) 앙앙앙!(수리) 물? 물 있는데?(나) 앙앙앙!(수리) 나가자고?(나) 앙앙!(수리) 산책 시간 아니잖아.(나) 앙앙!(수리) 도대체 어쩌라고.(나) 앙앙앙앙!(수리) 시끄러워! 오늘은 왜 낮잠도 안 자냐!(나) 음. 좀 한심하고 답답한 구석이 있긴 하다. 물론 나도 수리가 아플 땐 아프다고, 급할 땐 급하다고 말해 준다면 좋겠다고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수리 말을 모조리 알게 되고 사사건건 타협해야 한다든가 내 행동에 일일이 잔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달까. 이건 정확도가 100%에 가까운 번역 기술이 확보되는 미래에 해도 될 걱정이겠지만.


이 앱의 번역 오류도 지적된다. 안는 걸 싫어하는 고양이의 울음을 ‘행복해요’로 번역한다든가, 간식을 줘도 놀아 줘도 모두 ‘기분이 안 좋아요’라고 뜬다는 등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양이는 인간과 달리 하나의 공통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양이마다 자신의 반려인에게 맞춰진 고유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일반적인 데이터베이스를 모든 고양이에게 절대적 잣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내게 어떤 말을 하는지 궁금한 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하지만 사람 기준에서 사람 편의대로 자르고 붙이고 해석하는 일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삼가고 경계해야 한다. 어쨌든 미야오톡을 ‘조언가’ 정도로 삼는다면 도움이 될 듯하다. 고양이의 의사 표현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주의 깊게 살펴서 나쁠 건 없으니까.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83호 (21.06.1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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