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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 전

[편집국 고양이] 외롭다고 데려와서 감당 안 돼 파양·유기… ‘책임 입양’ 제도화돼야

부산일보사

해운대구 유기동물입양센터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 홍이, 향이, 다이아(위쪽부터). 센터 제공

꽃샘추위에 몸을 웅크리던 올 3월, 부산 사상구 한 주택가 쓰레기더미 속에서 강아지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의 진원지는 쓰레기봉투 안. 구조자가 봉투를 열어 보니, 탯줄도 떨어지지 않은 강아지가 몸을 떨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숨은 붙어 있었지만, 버린 사람은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었을 겁니다.


부산 작년 7217마리 유기·유실

10~20년 후 돌볼 형편 따져야

독일, 교육 수료증 있어야 입양

‘우주’ 집사들에게 만점 애교

피부병 ‘부루’ 한 달 넘게 입원


■사람 손에 버려지는 생명들

사람 손에 키워졌다, 다시 사람 손에 버려지는 동물들. 부산에선 지난해 7217마리의 유기·유실 동물이 발생했습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3633마리가 자연사했고, 204마리는 안락사됐습니다. 다시 보호자에게 돌아간 건 고작 701마리. 불행 중 다행으로 1575마리는 입양됐습니다.

부산은 유기동물 입양·반환율도 낮습니다. 지난해 유기동물 중 보호자에게 돌아가거나 다른 가정에 입양된 비율은 32%였는데요. 2019년 30%에 비하면 소폭 늘었지만, 전국 평균(42%)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치입니다.

다행히 동물 유기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올 2월 개정된 동물보호법도 유기를 낮추는 데 한몫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개정법에 따르면 동물을 유기할 경우 수백만 원의 벌금이 부과되는데요. 이에 더해 입양 단계 때부터 동물 등록을 의무화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유기, ‘파양’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걸음입니다.


■ ‘피치 못할’ 생이별?

입양한 동물을 다른 보호자에게 보내는 것, ‘파양’이라고 하는데요. 이유는 다양합니다. 가족의 반대, 임신·출산, 알레르기 등 건강상 이유, 이민·이사, 문제적 행동, 경제적 이유 등. 심지어 ‘너무 짖어서’ 파양된 강아지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반려동물을 평생 책임질 수 있다고 자부하지만 이 다짐을 지키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정도. 당장 1~2년이 아닌, 10~20년 후에도 돌볼 형편이 되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편집국 고양이’ 우주와 부루의 사례를 볼까요? 편집국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고려해야겠지만, 고양이를 처음 데려올 때 초기 비용만 100만 원이 넘게 들었습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필수입니다. 동물병원 진료비는 보험 적용이 안 돼 사람보다 3~4배 비쌉니다. 게다가 부루처럼 오랫동안 병을 앓는다면, 병원비는 상상을 초월하겠지요.

비용 외에도 감당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시간을 내 산책을 하거나 놀아 줘야 하고, 오랜 기간 집을 비울 수도 없습니다. 털이 많이 날려, 없던 알레르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집을 구할 때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웃과 갈등이 생길 수 있고, 결혼 뒤 임신이나 출산 때 주변의 반대에 맞닥뜨릴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가능성에 대비돼 있어야 쉽사리 유기·파양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입양 전부터 신중하게

전문가들은 유기와 파양을 줄이려면 ‘책임 있는 입양’이 제도화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부산경상대 반려동물보건과 최동락 교수는 “우리나라는 누구나 키우고자 하면 동물을 키울 수 있는데,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울 때 교육기관의 수료증이 있어야 입양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외롭다고 덜컥 데려올 게 아니라 반려동물의 생애 전체에 대해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한 사람들만 입양을 할 수 있도록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우주와 부루 소식 기다리는 분들 계실 텐데요. 우주는 언제나 그렇듯 집사들에게 애교를 부리며 만족스러운 편집국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루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병을 앓아 한 달 넘게 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낙엽천포창’이 의심돼 피부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루가 씩씩하게 병을 이겨 낼 수 있도록 저희 〈부산일보〉 집사들이 성심껏 돌보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편집국 고양이’ 우주와 부루의 일상은 유튜브 ‘부산일보’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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