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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전

‘동물판 n번방’ 방장도…알고보니 미성년자 [촉!]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고양이를 화살로 사냥하거나 학대하는 영상과 사진을 공유한 ‘동물판 n번방’의 개설자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학대는 향후 더 심각한 범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의 형사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설자, 동물학대 수준 따라 여러 개 채팅방 운영 2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월 길고양이를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하거나 학대한 뒤 이를 공유한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한 이는 미성년자 신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촉법소년(나이가 어려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14세 미만)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개설자에게는 동물보호법상 방조 혐의가 적용된 상태다.

해당 채팅방에 참여자들에 따르면 실제로 채팅방 개설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자신이 ‘미성년자’라는 것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 다만 익명 채팅방에서 이뤄지는 대화이기 때문에, 채팅방 참여자들이 실제로 이를 믿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방 참여자 A씨는 “개설자가 ‘왜 우리나라는 고어물을 못 보게 막는가. 안보면 살인 충동이 든다’고 메시지를 남겼다”며 “욕구 해소를 위해 본다는 말도 그가 했다”고 했다.

동물학대와 관련해 개설자가 단순히 방조한 게 아니라 학대를 유도하는 고의성도 보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자들의 동물학대 수준을 인증하는 채팅방을 따로 구분지어 복수로 운영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어떤 방에서는 “이 방은 참담한 사진을 인증하지 않은 회원들이 많으니 동물학대 관련 자료 업로드를 하지 말아달라”고 한 뒤 “제가 새로 만든 실명 단체방에선 마음껏 올리셔도 된다”는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19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이모 씨는 이후 너구리 참수 사진을 게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학대 행위를 인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설자는 이런 채팅방을 만든 뒤 없애고, 다시 열기를 반복하면서 동물 학대 여부를 숨기고 경찰 수사를 피하려 하기도 했다.

A씨는 “개설자는 ‘자신의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길 원하지 않는다’는 말도 한 적 있다”며 “(문제는 심각하지만)사연이 있어 보여 개설자에겐 훈계 차원에서 사안이 마무리 됐으면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채팅방 개설 이유 살핀 뒤 교화 가능한 처벌 해야” 전문가들은 사안이 심각하기 때문에 개설자가 교화될 수 있는 처벌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물학대는 향후 더 큰 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선 피의자가 된 미성년자가 왜 이런 방을 개설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안 생활에서 비롯된)외로움일 수도 있고 원래 성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며 “먼저 그 이유를 살피고 그 미성년자가 교화될 수 있는 적절한 처벌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월 동물자유연대는 길고양이를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하거나 학대 영상·사진을 공유한 혐의로 오픈채팅방 참여자들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후 경찰은 카카오톡 압수수색을 통해 참여자들 신원을 특정하고 단체 채팅방에 있던 80여명을 소환조사한 뒤 지난 19일 엽총과 화살로 개와 고양이, 너구리를 사냥하고 이를 게시한 이모 씨를 동물보호법·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다른 2명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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