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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전용 테마 파크-너를 위해 숲을 준비했어

1개월 전

매일경제

11월11일 춘천에 개장한 테마 파크에는 자작나무 숲 산책로가 펼쳐져있고 운치 가득한 연못도 있다. 천연 잔디가 푸르게 깔린 운동장은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탁 트인다. 곳곳에 카페와 마켓 같은 편의 시설에 박물관도 한 자리를 차치해 ‘복합 문화 공간’이라는 기치에 제법 어울린다. 그런데 이용객이 좀 색다르다면 색다르다. 이곳은 ‘사람’이 아니라 ‘개’를 위한 공간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견 복합 문화 공간 ‘강아지숲’이 오픈했다. 이름 그대로다. 널따란 ‘숲’이 있고, 이 숲과 숲을 둘러싼 공간은 모두 ‘강아지’를 위한 것이다. 춘천에 마련된 이 공간은 반려견 운동장과 산책로, 카페 등의 휴식 공간과, 교육 놀이 시설을 두루 갖추었다. 여기에 반려견 박물관도 설치해 개에 관한 A~Z를 알 수 있게 했다.


먼저 ‘강아지숲’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에서 가장 인기 좋은 장소는 자작나무 숲 산책로다. 자작나무 향을 맡으며 초록이 만연한 오솔길을 느리게 걷다 보면 절로 힐링이 된다. 숲과 연결된 연못까지 한 바퀴 돌고 나서는 천연 잔디 운동장에서 목줄을 풀고 자유롭게 뛰어 놀아 보자. 운동장은 반려견의 몸집에 따라 두 개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발바닥에 땀 나도록 놀았다면 목을 축일 차례. 카페에 들어가 반려견을 위한 시원한 음료를 주문해 테라스에서 자연의 정취를 만끽하며 쉬어 간다.


노곤함을 달래고 텐션도 조절할 겸 반려견은 ‘강아지 대기실’에 맡겨 휴식을 취하게 하고 반려인은 박물관을 방문해 보자. 개인적으로는 박물관 존재가 꽤 반갑다. 그저 놀고 쉬는 공간에 멈추지 않고, 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그래서 올바른 반려 문화를 확산하고 공존의 길을 모색하게 만드는 장치라는 점에서 그렇다. ‘서로 기대는 사이’, ‘서로 통하는 사이’, ‘함께 걸어갈 사이’라는 세 전시실을 찬찬히 돌아보는 동안, 우리는 반려견과 사람이 서로 특별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이해하고, 반려견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상상해 보며, 반려견과 관련한 각종 이슈와 견해를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사전에 예약한 20명 이상의 주중 단체 관람객에는 해설 서비스도 제공한다. 반려견 입장을 제한하는 것은 방문객이 전시에 집중할 수 있게 하려는 이유다.


강아지숲은 반려견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올바른 반려 문화 정착에 초점을 맞춘 전시를 열고, 각종 반려견 용품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며, 올바른 산책 교육과 이상 행동 상담도 받을 수 있다고. 자, 산책도 관람도 체험도 충분히 즐겼다면, 끝으로 반려견과 함께 마켓에 들러 관련 상품을 둘러보며 테마 파크 일정을 마무리한다.


강아지숲은 무엇보다 주인공이 ‘개’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물론 동네에도 잔디가 깔리고 벤치가 놓인 공원들이 몇 있지만, 어쨌거나 사람이 우선이라 잔디도 벤치도 반려견이 편히 이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기껏해야 주말에나 여유롭게 차를 타고 멀리 나가 사람이 뜸한 곳에서 조금 더 허락된 자유를 누리는 정도가 위안인 반려인들에게 오로지 개를 위해 마련된 산책로와 잔디 운동장, 카페를 이용한다는 건 ‘꿈’에 가까운 일 아닌가.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 동물 보호법이 정한 맹견 품종과 맹견으로 표기되지 않았더라도 몇몇 공격 성향이 강한 견종은 입장이 제한될 수 있어,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지금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그랜드 오픈에 앞서 시범 운영 중이며, 이 기간 동안 정상 요금의 50% 가격으로 입장할 수 있다. 정식 입장료는 성인 8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반려견 입장료는 몸무게 10㎏ 이상은 4000원, 10㎏ 이하는 3000원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반려견이 없는 이도 물론 대환영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맘) 사진 강아지숲 인스타그램 (@d.forest_park)]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57호 (20.12.0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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